건축현장일지

창틀을 만들 때 반드시 현장에서 확인하라.

건축일지 2022. 8. 26. 20:48

 

 

 

현장에 찾아가니 골조 반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창이 많아서 공사가 더디다고 푸념아닌 푸념을 하신다. 그래요. 맞습니다. 창을 많이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창이 없으면 방이 어두워지잖아요. 그 때 안에서 작업하시던 골조사장님이 맞는 말씀이에요. 창이 많으면 좋지요.

오늘은 창틀이 대부분 끼워지고, 그것이 확정되면 그 위에 유로폼을 대서 창틀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레미콘으로 채워지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창틀을 육안으로 보면서 이대로 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골조사장님이 층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층계를 도면대로 하면 층계참이 평평한게 아니라 계단이 하나 있어서 걸리게 된다고 했다. 나중에 도착한 홍대표가 좀 더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층계가 시작하는 부분을 조금 앞으로 땡기면 그만큼의 공간을 층계참에 주기 때문에 층계참이 넓어져서 이층에 올라갈 때 안정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설명하는 말이 작업자들의 입장에서 하기 때문에 나는 어디가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 알기가 참 어려웠다. 그런데 나중에 정리하면 층계아래에 있는 빈 공간에 대한 얘기였다. 그 공간이 층계를 앞으로 땡기면 175cm정도의 높이로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러니까 층계를 땡기는 것과 층계 아래 공간과의 관계를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암튼 결과는 그 공간의 높이가 175cm정도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처음에 그것을 잘못이해해서 2층을 올라갈 때 175cm정도쯤 되니 약간 고개를 숙이고 갈 수도 있다는 것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2층에 오르는데는 2층마지막 부분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층과 1층을 경계짓는 문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층계 바로 앞에 문이 있으면 아래층과 위층의 열기가 잘 차단되지만 답답하고 문이 많아서 욕실문과 헷갈릴 것 같아서 계단이 보이도록 하고, 2층으로 들어갈 때 문을 달기로 했다는 얘길했다. 그것이 1층의 열이 위층으로 가는 것을 막는데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는 것이다.

밖에서 창틀을 본 모습. 내방과 서재의 창틀이 보인다. 방에서 보면 문이 너무 커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창자체가 우둔하게 보이지만 창이 크다는 것이 밝음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좋다.

아내방의 창문틀이다.

드레스룸의 창틀이 끼워졌고, 그 위에 유로폼이 덧대어져서 창틀이 가려져있다.

거실 앞부분 창이 있는 곳

여기는 다용도실이고, 밖으로 나가는 문틀이 끼워져 있다.

뒷집 담 시작부분에서 찍었다.

1층 공동 욕실

내 방의 큰 창문이다

중앙이 서재 창문이고, 왼쪽이 내 방의 창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부분 철근 배근을 하고 있다. 골조사장님의 발 밑이 층계 아래 다용도실이 될 것이다. 이곳의 높이가 175cm정도 될 것이란 얘기였다.

골조사장님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참으로 감동어린 말로 전해듣고, 두 딸이 잘 커줘서 각각 교사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자랑하신다. 37세에 군에서 제대해서 험란한 건축현장에 들어와서 몇 년 만에 팀장이 될 정도로 성장했는데, 너무 이른 출세?로 인해서 자신의 밑에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어린 아이들이 들어와서 가르쳐가면서 일을 함께 했고 그러면서 자신의 아래에 조공들이 많이 생겼다는 얘기, 육군에서 포병으로 가서 힘들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적응을 잘했기 때문에 이내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 9남매의 맏이로 집안을 사실상 이끌었기 때문에 가방끈이 짧은 것이 한이 되어 군대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고, 대학에도 진학해서 대학맛도 봤다는 얘기....삶의 한순간 순간 치열하게 살면서도 비교적 능력이 뛰어나 적응을 잘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깨쳐서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자긍심이 묻어났다. 정말 쉽지 않은 삶을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자신의 직계가족들도 챙겼고, 동생들까지 챙겨야 했던 고단한 나날들을 상기된 표정으로 차분하게 설명하셨다. 나는 이런 분들의 이러한 진솔한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나도 쉽지 않은 삶을 살았기 때문에 어려움에 쉽게 공감하는 편이다. 오늘은 우리 골조사장님의 삶의 일부나마 엿보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