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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왕이다

타설 앞두고 건축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라 본문

건축현장일지

타설 앞두고 건축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라

건축일지 2022. 8. 26. 21:09

 

 

타설을 앞두고 건축주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시공업체 대표에게 현명하게 요구해라.

 

먼저 건축주는 도면을 보고 건축사가 타설과 관련해서 적어놓은 시방서를 살펴보아야 한다. 시공업체 대표는 꼼꼼하게 쓴 시방서를 잘 읽어보고 그것을 현장에 반영시킬까? 공사는 그가 하는 게 아니다. 그는 감독하고 이끌어서 일정한 품질의 건축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그가 공정 하나하나를 살피지 않으면 건축은 산으로 간다. 그래서 건축주는 시공업체 대표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공정마다 그가 살펴야 할 것을 잊지 않도록 자극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의 협력업체들은 그와 손발을 맞춘지 오래되는 사람들이다. 특히 골조팀은 어떤 회사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다. 그래서 타설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살핀다. 그것은 도면과 일치되게 여러 공간들의 칫수를 맞춰내야 하고, 특히 RC조 건물은 마감이 깔끔하게 나와야 한다. 만일 거푸집이 밀리든지 하면 모양이 삐뚤어질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특히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런 기본적인 실수는 나중에 눈에 보이기 때문에 건축주와의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에 들어있는 전기,설비 배관 등이다. 그래서 건축주는 도면을 열심히 보고, 현장에 가서 그 도면에 해당하는 공간을 살펴서 거기에 필요한데 빠져있는 요소들을 찾아내야 한다. 건축사가 실수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특히 잘 신경쓰지 못하는 공간에 전기가 들어가지 않을 경우, 살면서 불편한 점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층계 밑이나 다용도실, 보일러실 등에도 도면에 전기가 표시되어있는지 살피고, 혹시 모르니 시공사대표에게 다시 한번 부탁을 해서 그것이 협력업체 사장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각 공정별로 내가 아는대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것은 틀리는 경우도 있고, 너무 까다로운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체크리스트를 만든다음 시공업체 대표와 상의해서 그것이 최종기술자까지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일 전체를 도급으로 맡겼다면 건축주가 협력업체 직원에게 직접 지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시공업체 대표에게 부탁하고 조용히 현장에 가서 자신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살펴보면 되는 일이다. 시공업체 대표와는 건축이 마무리되어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서류상이나 법적으로 에프터 서비스를 몇 년까지 요구할 수 있지만 시공업체 대표가 흔쾌히 건축주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과 기분나쁜 상태에서 억지로 하는 것과는 최종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나는 지금 공사를 시작한지 한달 열흘정도가 지났다. 6개월 계약을 했으니까 앞으로도 마무리까지 4개월 20일이나 남은 것이다.

 

 

내가 건축을 계획하고 지금까지 오는 2년 동안 여러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도 범했지만 최종적으로 시공회사 대표를 잘 선택한 것이 내가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 물론 처음 예상했던만큼 100%만족은 못하지만(그런 시공업체대표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홍대표에게 끊임없이 요구한다. 하지만 그가 기분 상하지 않게끔 나름 노력한다. 물론 홍대표도 내게 처음 생각보다는 실망한 요소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조금씩 실망하면서 그리고 때로는 서로를 격려하면서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잘 보내야한다.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건축주가 시종일관 갑의 상태에서 끝까지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언제나 갑일수는 없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적당한 긴장감도 가지면서, 서로의 눈치도 봐가면서 큰 소리내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분명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나는 믿는다. 관계가 품질을 결정한다고. 하지만 거기엔 전제가 있다. 내가 하고싶고 요구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한 상태여야만 한다는 것이다. 분명 "우는 애기 떡 하나 더 준다". 문제는 잘 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울기만 하면 두들겨 맞기 십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