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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왕이다

건식난방과 김사장, 그리고 홍대표 본문

건축현장일지

건식난방과 김사장, 그리고 홍대표

건축일지 2022. 8. 26. 20:22

 

 

 

어느 계통이든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삶이 즐거워진다. 내가 집짓기 소용돌이에 빠진 것은 우연한 계기로 인해서 왔다. 30년된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누수가 발생했는데, 이 놈의 누수란 놈은 한번 발생하면 연거푸터지는 속성이 있어서, 누수 때문에 아래층 사람들에게 몇 달을 죄인처럼 살았다. 그러다가 이 아파트를 팔고 다른 아파트로 가려했는데, 건축법에 매도 1년 안에 결정적 하자가 발생하면 이전 주인이 해결해야한다는 조항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러니 도망갈수도 없었다.

그래서 맘을 고쳐먹고 리모델링 방법을 찾게 되었는데, 가장 큰 난관이 바로 난방교체였다. 그런데 난방이란 의례히 습식난방만을 생각했기에 너무나 많은 비용과 이웃에 끼칠 엄청난 소음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때 구세주처럼 건식난방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국내 유명 건식난방 업체 4곳을 섭외해서 지워나가는 식으로 결국 태경건식난방을 택하게 되었다. 이 때알게된 분이 바로 나의 새로운 집에도 수고해주실 김사장님이었다. 참으로 무뚝뚝하고 기술자특유의 예민함 때문에 접근성이 썩 좋지는 않았고, 더구나 강한 경상도말씨가 전라도 땅에서 잘 녹아들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분에 대한 접근성을 더 떨어뜨렷다. 하지만 조금씩 말문이 터지면서 자신의 사적인 얘기가지 진솔하게 쏟아내면서 우리 사이의 어색함은 사라졌고, 3일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헤어질 때 섭섭함이란 마치 오랜 친구가 군대에 입대할 때의 느낌과 유사했다. 하지만 진짜 진가는 몇 달 지난 뒤에 나타났다. 공사를 너무 서두른 탓인지, 자재가 문제가 있었는지, 마루 몇 군데의 마루 조각의 경계부분이 튀어나와 날카로운 예각을 만들었고, 발이 다칠 위험이 있어서 반창고로 임시방편을 해놓았는데, 그런 하자들이 10군데 정도 되었다. 그래서 김사장님에게 얘길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하자보수를 위해 전주에 도착했고, 그 현장을 보자마자 정도가 심한 거실 전체를 모두 갈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혀 예기치 못한 과잉에프터 서비스였다. 나는 강하게 어필했다. 그런 정도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김사장은 막무가내였다. 그래서 원치않는 거실 전면 재공사가 시작되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그 분의 일당까지 포함하면 족히 몇 백만원은 손해를 감수한 과감한 애프터서비스를 마치고 떠났다. 하루 온종일 공사를 했는데,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이 되어서야 공사가 끝났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그 분의 태도가 전혀 신경질이나 짜증이 묻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을 한다는 태도였다. 그런데 그것은 그 분의 이른바 원칙의 문제였다. 현실적으로 손해가 가더라도 기술자의 양심은 일부 보수가 아니라 전면 재공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그 분의 원칙은 그 자신의 삶을 관류하는 원칙이기도 했다. 그것은 그 분의 아들과의 관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첫째 아들은 현실주의적인 일반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버지가 이른바 원칙을 꺼낼 때마다 참으로 비현실적인 이고 현명하지 못한 평가를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둘째 아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그런 원칙을 이해했고, 더 나아가서 그 원칙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 분의 삶은 굴곡이 많았고, 그 원칙으로 인해 가족들이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 되었는데 아버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다름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분은 자신의 원칙을 지켰지만 가장으로서 정도에 벗어나는 일은 한 적이 없었고, 철저히 가족에게 희생하는 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늦깎이로 온라인 대학에 입학해서 자신이 원하는 임학과에 들어가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

그 나중의 이야기는 다시 할 수 있을 때가 있을 것이다. 암튼, 김사장을 만난 뒤로 나는 건식난방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리고 김사장의 원칙있는 삶에 흠뻑 빠졌다. 나는 내 집 리모델링 과정에서 김사장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기뻤고, 김사장과의 만남은 정말 힘들었던 나의 집짓기소용돌이 속에서 내게 위안을 준 아름다운 사건이었다. 그런 김사장이 오늘 다녀갔다. 두 번째 공사 뒤에 쓴 자재에서 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한번 들러달라고 했는데 오늘 방문한 것이다. 그래서 우린 여러 얘길했고, 지금 집짓는 현장까지 함께 갔다. ps(플라스틱스톤)라는 마루역할을 하는 자재가 너무 얇아서 마루조각끼리 서로 접속이 약했고, 또한 방바닥의 평활도가 좋지 못해 이 마루를 설치해놓으면 뜨는 현상이 생겨서 다시 마루가 드문드문 사이가 벌어진 곳이 생긴 것이다. 물론 지금도 마루의 상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참을만한 정도였다.그런데 새집을 짓는 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홍대표가 잘 마무리해놓은 기초타설평면의 평활도를 살피러 간 것이었다. 기초타설만 된 상태의 현장을 보더니 공사를 정말로 잘하는 분이 했다고 연신 칭찬했다. 김사장은 건설현장에서 많은 일을 해봤기 때문에 대단히 아는 게 많았다. 이를테면 욕실의 좌변기 앉을 자리의 위치가 너무도 정확히 맞는 것을 보고(마감 후 벽에서 30CM가 원칙이고 40CM정도 되는 것을 보니 젠다이를 고려한 것 같다고 했고, 기초 밖에 남아있는 버림콘크리트를 넓게 친 것을 보고 저렇게 해야 일하기 좋고 마무리가 좋아진다고 하는 것 등. 그리고 기초면의 평활도는 거의 방통수준이라고 했다.

내가 건식난방에 빠진 것은 먼저, 열효율면에서 훨씬 좋았고, 난방에 문제가 생길 때 언제든 뜯어서 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사실 이른바 방통을 치는 방식의 습식난방은 한번 고장나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이었고, 근본적인 수리란 거의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물론 건식난방도 열을 지속시킬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이른바 쉬이 뜨거워지고 쉬이 식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열효율면에서 건식이 워낙 좋으니 결과적으로 난방비가 덜 들면서도 훨씬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단연코 건식난방주의자이고, 이번 공사에서 상세히 소개해볼 것이다. 물론 건식난방의 설치 사양은 오늘 김사장이 내게 놓고간 샘플을 통해 설명해볼 것이다.

한가지 더, 빠뜨려서는 안될 이야기는 집을 지으려면 집짓는 과정을 알아야 하고, 집짓기를 일괄도급으로 시공사에 모두 맡긴다고 해도, 주요 공정에 대해 미리 견적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사비 예측에도 도움이 되지만, 기초타설부터 시작하는 공정 초기부터 모든 공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 미리 시뮬레이션 되어야만 하나의 공정이 후속 공정까지 고려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나중에 이중으로 돈이 들지 않고, 다시 부셨다가 짓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일 홍대표에게 건식난방에 대해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기초 위에 바로 단열재 깔고 방통없이 그 위에 난방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치 않았기 때문에 레벨이 맞지도 않을 것이고, 기초면의 평활도가 떨어져서 다시 새로운 공정이 필요해져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홍대표처럼 노련한 특수기술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후속 공정에 대해 건축주가 아무리 많이 알아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오늘 다시 한번 홍대표에게 감사한 마음이었고, 내 공사 전체를 홍대표가 맡아서 한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것인지 알게되었다. 홍대표 화이팅!

내가 건식난방의 김사장을 만났고, 그리고 내 집 전체를 맡아서 지어줄 홍대표를 만났다는 게 정말 힘들 수 있는 내 집짓기에서 얼마나 큰 응원군인지, 그리고 얼마나 기쁜 일인지 여러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게 바로 건식난방의 구조를 보여주는 물건이다. 오늘 김사장은 내게 이것을 주면서 홍대표가 건식난방을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이 사진이 전체 모습이다.

이 사진을 보면 맨 아래에 열반사단열재가 깔려있다. 이것은 바닥면과의 단열효과와 차음효과 때문이지, 열반사와는 무관해보인다. 그 다음에 고열에서 견디는 고무로 된 판이 있고 그 사이에 PERT관이 설치된다. 이것이 엑셀관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관인데 엑셀관보다 3배 이상 견고하단다. 엑셀관이 통상 20년이상이면 터지기 시작하니 이 놈은 그 보다 훨씬 오래간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위에 황토를 섞은 스폰지 모양의 단열재가 깔리고,(Pert관과 스폰지관은 붙어있다), Pert관 위에 알루미늄 프로파일이 씌워져서 열을 다른 곳으로 빠지지 않게 열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그 위에 열전도율이 높은 아연도금 강판이 깔리고, 그 위에 PS장판(플라스틱과 돌가루를 섞어서 만든 장판)이 깔리는 것이다.

이것이 건식난방에 들어있는 모든 요소들이 들어있는 사진이다. 맨 위에 깔리는 장판이 신형으로 6mm가 된다. 그러니까 전체 두께는 3.5cm가 되고 레벨높이는 전체적으로 4cm가까이 잡아야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