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가 왕이다
1층타설준비-22년 5월 25일 본문

김춘추의 꽃 시작 부분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시인들이나 농부들에게는 자연과 사물이 말을 걸어온다고 한다. 무슨 괴기스런 얘기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일에 몰두하고, 그 주제와 관련된 대상들과 자주 만나게 되면 낯섬이 사라지고, 하나하나가 기능과 연결되어 보다 생생하게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집을 짓기전 공사장에 널린 자재들이나 무언가 하기 위한 도구들, 그리고 연장들 이런 것들이 내겐 죽어있는 대상에 불과했다.
한국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시 중에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있다.

김춘수 꽃 다시 인용
김춘수시인이 릴케의 영향을 받아서 릴케적 상징이 배어있는 시라고 한다.
릴케는 워낙 어려운 시인인데, 김춘수 시인의 꽃 이란 시는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젊은 날 연애편지에 한번쯤 인용해 본 적이 있는 시이다.
나는 오늘 현장에 가서 널부러져 있는 공간들, 유로폼들, 동바리들, 망치들, 걸쇠들, 등등을 보면서 웬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1층타설을 위해서는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설계도면이 지시한 세세한 것들이 저 유로폼(거푸집인데 유럽사람들이 시작했다고 해서 유럽식 폼이라 더욱 많이 부른다)을 통해 구현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철근배근과 유로폼 작업을 통해 형성해가고 있는 공간이 낯설지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분명 나와 건축사가 함께 도면에 이름을 부여했기에 그는 내가 잘아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만일 나와 전혀 무관한 이런 철근배근작업을 보았다면 그것은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도면을 통해 그 물건들에 공간의 이름을 부여했기에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고, 내 방이 되고, 공동화장실이 되고, 거실이 되고, 복도가 되고, 내방 화장실이 되고, 아내의 방이 되고, 아내방의 드레스룸이 된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관심갖고 사물과 친해지고 그 사물을 변형시키려는 의지를 불어넣을 때 사물은 마법을 얻게된다는 생각이다. 만일 1층타설을 위한 준비가 모두 끝이 났다면 아마 조금 더 낯설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가 살아있는 대상으로 전화되는 그런 장면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미녀와 야수에서도 잘 나타난다. 미녀와 야수는 곳곳에 애니메이션 스케치 자국을 일부러 남기고 있다. 우린 애니메이션이 여러개의 사진을 연속적으로 나열해서 눈의 착시에 의해 움직이는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잊고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스케치작업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것은 이것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을 일깨운다. 이것도 어쩌면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보여준 소외효과인지도 모른다.
말이 이상한데로 흘러갔지만 나는 오늘 늦게야 현장에 도착해서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 유로폼이 형태를 만들어가면서 기초평면이 3D로 변모해가고 있었고, 그러면서 그림이 활동사진이 되고 있는 착각에 빠졌다. 공간을 형성한다는 것은 그 공간 속에 있는 어떤 느낌을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음, 이곳은 설계할 때와 유사하군, 음, 이곳은 실제로 보니 좀 더 컸으면 좋았겠군. 특히 창문의 크기가 그런 생각을 많이 갖게한다. 그런데 아직 창틀이 끼워지지는 않았지만 창문도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그게 실제 창문과 거의 유사한 크기를 갖게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백건설 홍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번에 얘기했던 창문이 들어설 때쯤 다시 보면서 크기를 확정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아직은 좀 이르단다.
그런데 어제 홍대표에게 얘기했던 아이소핑크 작업을 보니 뭔가 달리 보였다. 우레탄 폼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해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순간, 어제 홍대표에게 아이소핑크 작업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혹시 어제 공사한 것 뜯어내고 모두 다시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제와 형태가 똑 같았고, 단지 우레탄 폼 색깔만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쏜 우레탄폼의 모양도 똑 같았다. 어제와 달리 되메우기 작업을 마쳤기 때문에 아이소핑크 작업한 것 중 GL 윗부분만 보였지만 너무도 똑 같았기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우레탄 색깔이 이렇게 많이 변한다는 것은 몰랐기 때문에 의아했다. 이럴 땐 물어보고, 확인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홍대표에게 물었다. 나는 어제 앞부분만 폼을 쏘지 않아서 이의를 제기햇는데 혹시 모두 다시 공사를 했나요? 홍대표는 이미 붙인 아이소핑크는 폼을 쏘았기 때문에 뜯어내면 함께 뜯어지기 때문에 내가 얘기한 부분을 확인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하자라도 볼수는 없었기 때문에 확인만 했다는 것이었다. 맘이 놓였다. 그렇게까지 했다면 내가 마음이 불편했을텐데 그러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었다.

우레탄 폼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해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내가 쏜 우레탄 폼이다. 내가 한 흔적이 분명했다. 되메우기 작업이 끝나고 GL에서 일부분만 아이소핑크가 묻힌 것이 보인다. 그러니까 60cm정도 흙을 되메우기 한 것이다.

각목을 댄 부분 위에 유로폼이 세워져있고, 그 안에는 철근배근 작업이 이뤄져있다.

여기는 뒷집 담부분이다. 우리집의 북쪽이다. 벽체 상부와 슬라브 설치를 위해 가설비계가 설치되어있다. 땅 위에 세우기 때문에 혹시 비가 와서 땅이 물러지면 비계가 침하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판대기를 깔고 그 위에 비계를 설치한 것이 보인다.

포치에서 현관으로 들어가는 곳이다. 왼쪽에는 내 방이 있고, 오른쪽에는 거실을 만들고 있다.

거실 쪽에서 밖을 본 것이다. 창문을 설치하기 위해 철근을 자르고 이어서 배근한 것이 보인다. 앞쪽 담장이 보이고 그 앞은 거실 창문 밖 작은 정원이다.

거실에서 옆집을 본 장면이다.

1층 공동욕실이다.

중앙이 내방 서재이고, 오른쪽이 아내 방이다. 아내방의 유일한 큰 창문 220cm가 보인다.

집에서 조금 떨어져서 1층 타설 작업을 하고 있는 광경을 찍어보았다. 오른쪽에 포치계단이 보인다. 땅 속에 박힌 아이소핑크의 핑크색이 잘 보인다.

복도쪽에서 드레스룸 창문을 찍었는데, 오늘 본 창문들은 대부분 느낌이 비슷했는데, 드레스룸 창문은 나중에 요구한 것이라 이제야 보았다. 사이즈도 정확히 모르겠다. 아직 수정 도면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책자로 된 것은 보내줬으나 나는 책자보다 디지털자료가 더 익숙하다. 암튼, 창문의 크기는 저것 보다 적어도 2.5배는 키워야 할 것 같다.

여긴 다용도실에 난 창인 것 같다. 싱크대가 하나 더 설치될 곳이라, 환기를 위해 창문을 달았다.

거실 안에서 오른쪽 옆집을 찍은 것이다. 거실은 생각보다 작지 않아보였다.

오른쪽 옆이다. 이곳의 앞 부분은 화단을 만들고 뒤는 시멘트포장을 할 것이다.

이제 보니 포치 위로 올라가는 층계가 도면과 다르게 형성되었다. 계단이 안으로 쏙 들어가고 계단 끝이 벽면과 일치하게 설계되어있을텐데...물론 이게 나쁘지는 않다. 나는 포치의 넓이가 조금이라도 넓어지는 것을 원했으니까.

다시 한번 멀리간 다음, 좌측면 전체를 담아보았다.

조금 더 멀리 가서 찍은 사진이다.

좌측면과 뒷면(북쪽)의 중간 모서리에서 찍엇다.

집에서 오른쪽 담 뒷쪽을 찍은 것이다. 상당히 넓다.


뒷집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찍었다. 뒷집은 우리집이 완성되면 더 많이 파 묻힐 것 같다. 그런데 앞집 쪽으로 가보니 대부분의 집들이 GL보다 30-50cm높게 지어져있었다. 우리집은 기초가 GL보다 35cm돌출되었지만, 실제로는 50cm정도 높아질 것이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가장 많은 생각을 한 것은 바로 단열재 붙이기이다.
1층부터는 홍대표에게 요구할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난관 하나가 바로 1층 슬라브에 단열재 넣기이다. 이번 공사에서 동시타설은 이게 유일하다. 반생이로 잘 묶는 것을 확인해야한다.
그리고 외벽에 단열재 붙이기 할 때는 다음 사항을 반드시 준수해주기를 부탁한다.
1. 화스너의 핀이 적어도 5cm이상 벽에 꽂혀야한다. 그럴려면 140mm용 화스너가 아니라, 145mm 이상 단열재 붙이기 용 화스너를 써야한다.(140mm용 화스너는 정확히 벽에 2-3cm박힌다. 따라서 145mm이상 화스너를 써야 적어도 5cm이상 박힌다)
2. 180mm 아이소핑크를 기준으로 화스너를 적어도 6개 이상 박아야 한다. 기초벽에는 3개씩 박고 끝냈다. 그것은 땅에 묻는 것이니 움직여질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1층부터는 다르다. 그래서 화스너를 가급적 많이 박아야한다.
3. 단열재 뒷면에 반드시 폼을 충분히 쏜 다음에 단열재를 화스너로 결속시켜야한다.
4. 1층부터는 단열재를 붙이고 나서 빈틈을 반드시 실리콘으로 메워야한다. 폼은 안으로 스며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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