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가 왕이다
1층타설과 여러 생각들 본문
오늘 아침 7시 50분에 현장에 도착해서 현장의 여러 움직임들을 살펴보았다.
먼저 눈에 띄는 기계가 바로 휘니샤 또는 페니샤라고 부르는 기계미장기계였다. 정확히 말하면 Finisher, 마감자 정도로 될 것 같다. 이 놈이 타설 뒤 콘크리트 평면을 단단히 눌러주고 물을 빼서 콘크리트 조직의 밀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콘크리트 마감 뒤 2시간쯤 뒤에 이 놈으로 눌러주면 방수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놈을 타설 뒤 옥상에 올렸다. 이 놈을 통한 재물방수에 대해 홍대표는 나를 불러 미장팀장과 인사시키더니 오늘 작업시에 재물방수 방법을 타협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재물방수가 원래 콘크리트 타설 뒤에 방수액을 1000배희석시킨 희석방수액과 섞어서 표면 평탄작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인터넷지식이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레미콘에 방수액을 탄 뒤 피니셔로 마감하거나, 아예 방수액을 타지 않고 그냥 피니셔로 마감하는 것을 재물방수라 부르고 있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작업해왔던 전문미장의 말을 들으면서, 그럼 사장님이 물이 샌다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다그치니 참으로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나와 같은 경우가 너무 난감하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하지만 타설이 끝날무렵 한번 더 부딪쳐야 했다. 나는 완전히 물매를 잡은 뒤 거기에 화강석을 까는 것으로 알고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면이 너무 두꺼워져서 겨우 철근만 덮을 정도로 표면을 다룬 뒤, 나중에 화강석을 붙이면서 물매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 결국 재물방수라고 하는 것은 타설 뒤에 1번 기계미장을 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것도 나는 보지 못하고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아토피가 심해서 뜨거운 30도의 햇빛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나는 피니셔가 돌아가는 것도 보지 못했고, 재물방수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오늘의 견학을 끝냈다. 어떤 게 맞는지 나는 지금도 모르겠다. 암튼, 나중에 물이 샌다면 홍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한 것만 남아있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옥상 배근을 보았다. 지금까지 이상하게 볼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고, 동영상에도 담아놓았다. 이게 첫번째 사진이다.

220T의 압출법단열재가 박혀있는 것을 처음 보았다. 나는 시방서에도 아이소핑크가 시멘트와 결합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반생이로 엮어서 동시타설해야한다고 여러번 적어놓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씰링작업을 할 때 단열재가 무너질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단열재가 박혀있는 것을 보니 타설 뒤 씰링작업(덴조)을 할 때 아이소핑크가 빠질가능성은 별로 없어보였다.


나무로 경계를 한 것이 바로 아이소핑크의 220T와 30T의 경계를 말해주고 있었다.

여기는 좌측면 창문들 위에 있는 눈썹지붕의 철근배근, 그리고 전기배선모습이다. 이 위에 레미콘죽이 덮힐 것이다.

아이소핑크 220T의 엄청난 위용!

벽체 옆에 박힌 아이소핑크, 여기에 레미콘죽이 채워질 것이고, 억지로라도 바이브레이터를 통해 죽을 아래로 쑤셔 박을 것이다.

여기엔 30T의 아이소핑크가 박혀있다.

긴 나무로 단열재의 경계를 획해놓고 있다.

건물의 앞부분에 220T의 아이소핑크가 박혀있다. 참 목수들 재주도 좋다.


벽체 속의 철슨배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찍어보았으나 눈보다 카메라가 역시 멍청하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층계를 찍었다.

층계참에서 층계를 바라보며 찍었다.

현관쪽에서 층계 속을 콘크리트 죽을 바이브레이터로 일일히 채우는 골조팀의 모습을 찍었다.


이런 레미콘 수령서를 11개 받았다. 1층 타설에 레미콘이 11개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슬럼프값이 12다. 골조사장님은 슬럼프값이 아주 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잖으면 레미콘죽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홍대표에게 얘기했더니 조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역시 12였다. 어찌된 것이냐 물었더니 묽게 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상황을 구렁이 담넘듯 넘어가는 홍대표의 말에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골조사장님은 열심히 바이브레이터를 넣고 레미콘을 아래로 아래로 유도하고 있었고, 아래에 사람을 보내서 유로폼을 망치로 치라고 했다. 그런데 저렇게 한다고 제대로 채워질지 미덥질 않았다. 그런데 너무 큰 창에는 레미콘이 내려가지 않으니 레미콘 죽을 받아다가 창문 아랫부분에 일일히 레미콘죽을 집어넣고 있었다. 나는 아무래도 미덥지 않아서 홍대표에게 얘기하니 딱딱한 물건으로 유로폼을 두드리더니 아랫 부분은 둔탁한 소리를 냈고, 윗 부분(레미콘이 필요없는 부분)은 텅텅 하는 소리가 났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중에 거푸집을 걷어냈을 때 자갈들만 뭉쳐있거나 빈 곳이 많을 것 같은 걱정도 들었다.

레미콘이 상당히 많이 채워져 있다. 이제 공사가 막판으로 치닫고 있었다.

골조팀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고, 홍대표가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눈썹지붕에 레미콘죽이 일부 부어져 있다.

장화신은 반장님이 열심히 장화신고 레미콘 죽을 젓고 있다.

새로운 레미콘 차량이 들어오고, 먼 곳에서는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자, 이제 타설이 끝나고 펌프카를 접고 있다.

펌프카를 원격으로 접고 있다.

아랫집 주인이 부탁한 진입로 작업을 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로 있다.

다시 층계로 가보니 이제 층계가 마무리되었다. 저 놈이 굳으면 저 위를 걸어다닐 수 있겠지.

슬라브 타설이 이뤄진 1층 복도에는 시멘트국물이 흥건하다. 시멘트 특유의 냄새가 나고 밖보다 훨씬 시원하다. 시멘트가 물을 머금고 있으면 경화되어가면서 열을 빼앗아가서 그런지 그 주변이 시원하다. 이것은 수십년 전 대학시절 노가대 다니면서 느꼈던 감정이고, 그 때 감정이 다시 되살아났다.

타설 뒤 점심식사가 끝난 뒤 미장이 수없이 다듬더니 눈썹지붕 위의 타설 면이 깔끔하게 만들어졌다. 이제 천연모래도 쓰지 않고 돌가루를 쓰며 자갈도 없이 부서진 돌을 넣어서 레미콘죽을 만들기 때문에 타설면을 저렇게 매끈하게 만들기가 무척이나 어렵다고 한다.

모내가기 끝난 논과 같은 모습이다. 이제 단열재 Zone이 명확하게 보인다. 중간과 오른쪽이 220T구역이고 왼쪽이 30T Zone이다.

앞은 눈썹지붕이고 그 앞은 옥상이다. 중간부분이 바로 옥상이고, 왼쪽에는 2층벽체가 들어설 것이고, 오른쪽에는 다락방이 들어설 것이다.


햇살이 엄청 뜨거웠고, 타설하면서 각자 자신의 일에 열중하던 사람들의 열기도 이제는 조금씩 가신 현장. 이제 피니셔로 마지막 재물방수하는 것만 남았다. 나는 너무 뜨거운 열기를 참지 못하고 현장을 빠져서 지독히도 더운 여름 속을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다.
내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타설 현장과 그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고 잘못되면 좋게 만들려는 의지를 갖고 현장에 임했으나 내가 아는 게 너무나 적고 뭔지 빠뜨린 것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만 들었다.
이제 내일은 호스를 사서 옥상 위에 물을 뿌려야 한다고 해서 다이소를 검색하니 40M호스를 파는 것 같았는데, 전주에서 큰 다이소 2군데를 모두 들렀으나 한 곳에는 아주 짧은 호스만 있었고, 다른 곳에서는 그것마져 없었다. 인터넷으로 40M 호스와 끝에 압력제어기가 달린 제품을 검색하니 3만원이 채 못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화요일에나 도착한다는 것이다. 쿠팡에도 이 제품은 판매빈도가 낮아서 그런지 로켓배송이 없었다. 내일 철물점에 가서 호스를 구해 물을 뿌려야 하나? 걱정만 앞선다.
오늘 여러 번 나눠찍은 동영상을 하나로 합쳐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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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동영상을 합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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